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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몬호르 소욘이 들판의 나린 별에게 연주해주곤 하던 노래라고 했다. 들판의 나린 별의 죽음 이후로 엄마인 소욘 첵체크가 가사를 붙였다고 둘째 형인 첵체크 볼로르에게 들었다. 작은 가지는 나린별의 목소리는 기억 나지 않았다. 몬호르 소욘은 만나본 적도 없었다. 할머니들의 노래는 작은 가지에게 잘 다가오지 않았다. 작은 가지에게 이 노래는 어머니의 노래였다. 어머니의 노래는 작은 가지의 몸과 피와 살에 새겨져 있었다. *나는 가까운 데서 당신을 잃어도 봤구요아주 먼 데서 안아도 봤어요당신이 늘 깨어있었으면 좋겠어요그럼 나는 걱정 없이 뭐든 될 수 있을 거야“엄마, 엄마도 엄마의 엄마가 그리워요?”“그럼. 엄마는 항상 엄마의 엄마가 그립지.”그럼 날 두고 가지 말아요. 작은 가지는 속으로 생각했다. 너무 졸려서..

들판에 별이 나리다

주의 소재: 캐릭터의 죽음(병사), 성애적 신체 접촉(가벼운 입맞춤) “소욘~ 나 왔어.”마치 마실이라도 갖다 오는 모양새처럼 들판에 나린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신의 배우자 몬호르 소욘 앞에 등장했다. 향기로운 수테차를 마시던 소욘은 그대로 컵을 떨어트렸다. 영혼의 세계였기 때문에 다행히 컵은 깨지지 않았다. “빨리 반갑다고 말하면서 나한테 뽀뽀하고 허리에 팔 넣어서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 안 하고 뭐해?”나린별이 팔짱 끼고 말했다. “잠, 잠시만요… 어제까지만 해도 지상에 있지 않았어요? 왜 벌써 왔어요, 사랑하는 나의 별.”소욘이 나린별을 품에 안고 볼에 입맞춤했다. “그러게 말이야, 나도 내가 하룻밤사이에 죽을 줄은 몰랐지 뭐니. 안 그래도 그래서 누안타는 난리가 난 모양이야. …그래도 나 여전..

향갑

더보기 *모든 지칭 용어는 특정 성별을 의도하지 않았으며, 들판의 나린 별과 그의 배우자의 성별은 따로 정한 바가 없습니다. “좋아해요.”알고 있어. “보통 그렇게 대답 안 하는데.”원하는 대답이 있구나, 몬호르의 딸 소욘?“그럼요.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걸 말해줘요.”들판에 나린 별은 곱슬거리는 몬호르 소욘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긴 머리카락을 매만지다가, 그 끝에 입을 맞추었다. 이걸로 대답이 됐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나린별이 소욘의 창공을 닮은 쪽빛 눈을 바라보면, 몬호르 소욘은 나린별의 별빛으로 빚어낸 씨앗을 나린별의 입 안에 넣어주었다. 나린별은 깜짝 놀라 소욘의 어깨를 살짝 밀어내다가, 이내 소욘의 목을 두 팔로 끌어안았다. 소리 없는 웃음, 그리고 장신구가 서로 부딪히며 짤랑이는..

후계자 고르기

더보기*모든 지칭 용어는 특정 성별을 의도하지 않았으며, 들판의 나린 별과 그의 자녀들은 성별은 따로 정한 바가 없습니다. “족장님.”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으면 들판에 나린별은 고삐를 살짝 당긴다. 훈련이 잘 된 말은 나린별의 신호를 알아듣고 속도를 점점 낮추며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아 목소리의 방향으로 향했다. 가벼운 동작으로 말에서 내린 나린별은 부드럽게 웃었다. 자신의 배우자 소욘의 이름을 물려 받은, 소욘의 자취, 소욘의 아이. 그리고 내 아이. 누안타 소욘 첵체크가 자신의 아이 누안타 첵체크 사이칸의 손을 잡고 차분한 얼굴로 나린별을 올려다보았다.어머니라고 부르지 않고 왜 족장님이라고 불러? 나린별이 수어로 물으면 첵체크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어머니가 족장님이고, 족장님이 곧 어머니인데요..

마지막 산책

주의 소재: 죽음, 폭력, 살해 검은 든 블라썸 아게이트의 손이 잘게 떨리며 달그락 소리가 났다. 장갑을 꼈음에도 팔이 떨려 소리를 감출 수 없었다. 그것을 눈치 챈 바이올렛 다이아몬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겁이 나?” “네.” 블라썸 아게이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검을 두 손으로 단단히 쥐며 대답했다. 영원한 죽음이라는 건 뭘까.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 영원히 그 존재가 사라지는 것. 당신의 소망을 이루어주고 싶다.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오늘, 당신을 죽이려고 한다. “괜찮아, 너는 용기 있는 아이잖아.” “...제가요?” “그럼. 그리고 다정하기까지 하지.” “죽음을 앞두면 원래 이렇게 칭찬을 많이 하게 되나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바이올렛 다이아몬드의 말 덕분에..

주의: 강박적 사고, 사고의 흐름 기법 “아니요. …괜찮습니다.” 여전히 솔직하지 못한 말을 한다. 얼굴에서 파편이 떨어졌다. 이대로 전신이 부서질 것만 같지만, 블라썸 아게이트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그러면 당신이 또 달로 가버릴 것만 같은 이 불안 때문에. 블라썸 아게이트는 바이올렛 다이아몬드의 어깨 너머를 보았다. “지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鬱憤

*주의: 강박적 사고, 사고의 흐름 기법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묻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왜. 한마디. 블라썸 아게이트는 블랙 스타 사파이어의 팔을 잡았다. 손에 힘이 실려 뿌드득 소리가 났다. 블라썸 아게이트는 어떠한 감정을 느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었다. 속에서 무언가가 타는 것 같았는데, 무척이나 강렬했고, 모든 것을 파괴해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블, 블랙 스타 사파이어… 정녕 하고 싶은 말은 그게 다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