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풍요와 쇄락의 땅

어리고 이쁘장하던 시절이 지나도

—-. 2021. 8. 12. 00:20

BGM: Young &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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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르비쉬는 잠시 뻣뻣한 표정을 지었다. 오른손을 들 생각도 못했다. 테르비쉬의 몸이 옅게 떨렸다. 아, 물론 공포나 당혹감 때문이 아니었다. 테르비쉬는 너무 기쁘거나 놀라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얼굴은 물론이요 목도, 귀도, 손도 전부 빨갛게 변하여 기쁨으로 떠는 테르비쉬는 퍽 특이한 모습이었다. 잠시 기다려 떨림이 가라앉자 다시금 네가 자신을 사랑해주고 있다는 것을 새삼 곱씹어보고는 완전히 몸이 굳은 채로 두 손은 허공에 멈춰있다. 갈 곳 잃은 손가락들은 특이한 모습으로, 제각각 곱았다. 

 

“아… 아아… 아아?”
 테르비쉬는 앓는 소리를 냈다. 사랑, 은 누군가의 마음에 쉽게 감동을 주고, 쉽게 아픔을 준다. 테르비쉬는 바타르가 해주는 입맞춤의 의미를 알았고, 그것은 알면서도 쉽게 납득할 수 없을 만큼 테르비쉬에게 거대한 의미가 있었다. 

 

 테르비쉬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당신을 재촉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거절하는 당신을 몇 해가 가도록 졸졸 따라다니며 결혼을 꿈꾸던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테르비쉬는 당신이 주는 사랑 하나하나, 순간 하나하나를 극진히 아꼈다. 그래서 질문 하나하나에도 고민했다. 내 질문이 당신을 재촉하지 않는가? 내 사랑이 누님에게 부담을 주면 어떡하나? 

 

 테르비쉬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었다. 긴장하여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다시 드는 눈에는 억누른 간절함, 그리고 숨기지 못하는 넘치는 애정 위에 애써 덧대운 차분함이 담겨 있었다. 

 

“그라믄, 그라믄 남은 여생도 앞으로 평생 사랑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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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관을 떠난, 앞으로에 대한 질문입니다. 멘션으로 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시길. 

 

 

이어지는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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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눈높이가 달라져 간 날들에

테르비쉬, 꼬맹이 테르비쉬, 짓궂은 누님은 너를 그리 불렀다. 테르비쉬, 나는 지금도 때때로 묻고 싶다. 대체 나의 어디가 그리 좋았느냐? 빈말로라도 다정다감하다 말할 수 없던 나를, 어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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