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잃어 버리마, 잃어버리면 반드시 찾으러 갈 거야.”
테르비쉬는 본래 무언가를 곁에 잘 두지 않았다. 장신구도 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곁에 두었다가 잃어버리면 다시 찾아야 할 것 같은 그 기분과,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찜찜함을 견디기 싫었다. 어쩌면 이런 것은 한쪽 다리와 손가락을 잃어버리면서 생겨버린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습관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사람은 변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변하고는 했다. 예외가 생겼다. 누군가에게 옆을 내줄 여유를 가질 줄 알게 되는 것이다. 그건 그냥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너, 다쉬티. 너에게 배우는 것이다.
“네가 슬퍼하는 것을 보면 나는 마음이 찢어지거든, 꼬마 다쉬티야.”
네 손을 꼭, 잡아주며 테르비쉬는 말한다. 허 참,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애 말을 잘 들어줬던가? 하지만 호칭에서도 이미 태가 나듯이, 다쉬티가 아무리 자란다고 해도 테르비쉬에게는 언제까지나 꼬마, 작고 소중한 아이일 것이다.
테르비쉬는 너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너의 울 것 같은 얼굴을 보자 마음이 미어진다. 하지만 피하지 않는다. 손으로 너의 얼굴을 감싼다. 익숙하고, 따스하고, 보드랍다.
“이 할미는 지금 갑자기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잖니. 죽겠다는 소리가 아니란다. 내가 먼저 가이렝게의 품으로 돌아갈 때, 그 때는 너는 어떻게 할지, 그걸 생각해보게 되는 거지. 그러니 내 이름은 네가 이어주련?”
참으로, 다쉬티의 웃는 얼굴을 보면 테르비쉬는 계절을 맞이한다. 눈은 녹아서 나무와 풀의 양식이 된다. 테르비쉬는 아마 죽으면 네 곁에 혼이 되어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련 없이 가이렝게로 곧장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너를 아꼈고, 지금도 너를 아끼며, 앞으로도 너를 아낄 거란다. 나의 사랑스러운, 손녀 다쉬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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